동아시아에 분포하는 오갈피는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3~4m의 크기로 자라며, 맹아력이 강하고, 병해충이 별로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수종이다. 그러나 최근 식·약용 식물로서 선호도가 높아 그 재배면적이 확대되면서 이에 서식하는 오갈피나무이(Trioza ukogi)가 발생하기 시작하여 2003년에는 강원 영서 북부지역의 민가시오갈피나무(Acanthopanax senticosus for. inermis Harms) 인공재배 지역에서 심한 피해가 발생하는 등 현재도 오갈피나무이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오갈피나무이(Trioza ukogi)는 매미목(Homoptera), 나무이상과(Psylloidea), 창나무이과(Triozidae), 창나무이속(Trioza)에 분류되어 있으며, 한국산 나무이는 5과 12아과 5족 20속 81종이 보고되어 있다. 나무이류(Psyllids)는 매미를 축소해 놓은 듯한 형태이며 성충의 체장은 2~10mm로 소형이다. 이들은 진딧물과도 유사한 형태이나 강하게 튀어오를 수 있는 다리와 긴 촉각을 갖고 있는 점이 진딧물과는 크게 구별된다. 또한, 이들은 독립생활(free-living)을 하며 튀어오르는 성질을 이용하여 기주를 자유롭게 이동하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jumping plant lice’로 불린다. 이들은 식식성(食植性)이며, 주로 한 가지 식물체만 가해하는 단식성(monophagous)이지만 일부 종들은 몇몇 종들을 가해하는 협식성(oligophagous)으로 구침의 끝을 조직 내에 찔러 넣고 섭식한다. 국내에 보고된 나무이류들은 대부분 기주의 이름을 붙여 명명되고 있으며, 그중 돈나무이(Psylla tobirae), 뽕나무이(Anomoneura mori), 큰팽나무이(Celtisaspis japonica)는 수목병해충으로 보고되어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산 오갈피나무이의 생태를 구명하고, 민오갈피의 피해기작을 파악하여 본 해충의 방제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실시하였다.
오갈피나무이의 외부 형태
(1) 알
오갈피나무이의 알의 길이는 0.40±0.03㎜이고, 폭은 0.14±0.01㎜로, 형태는 촛불모양이다. 그 기부는 산란천의 조직에 부착되어 있고, 정단부는 가늘게 실모양으로 연장되어 있다. 산란 초기에는 유백색이나, 점차 짙은 검정색으로 변하며 광택이 있다.
(2) 약충
약충은 벌레혹 속에서 발육하며 벌레혹 내부의 벌레방은 주로 1개이나 3개까지 형성된 것도 관찰되었다. 벌레혹은 둥근 타원형으로 완전 폐쇄형이다. 색은 연한 녹색이며 표면은 요철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좁은 면적에 많은 개체가 벌레혹을 형성하는 경우에는 벌레혹이 상호 연결되어 모양이 불규칙하다. 총 5령으로 5령 약충은 몸길이가 2.82±0.07mm, 폭은 1.57±0.05㎜로 계란형의 납작한 타원형이다. 몸은 전반적으로 갈색을 띄며, 눈은 붉은색을 띈다.
(3) 성충
성충의 몸길이는 암컷이 5.34±0.15㎜, 수컷이 4.86±0.06㎜이며, 몸의 색은 황갈색이고, 겹눈은 흑색이다. 촉각은 실모양이며, 10마디로 이루어져 있다. 날개는 투명하며, 지붕모양으로 접는다. 앞날개는 뒷날개보다 두텁고, 시맥은 황갈색이다. 암컷은 복부 말단이 뾰족하고 수컷은 뭉툭한 모양이다.
성충 출현 시기 및 생활환
오갈피나무이는 중부지방에서 1년 2세대 발생하였다. 월동한 성충은 4월 상순부터 5월 중순까지 월동처(이끼 등)에서 오갈피나무의 잎이나 줄기로 이동하기 시작하였고 4월 하순에 가장 많은 개체수가 발생하였다. 제1세대 성충의 우화기간은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까지였으며 8월 상순에 가장 많은 개체수가 관찰되었다. 제2세대 성충의 우화기간은 9월 중순부터 10월 상순까지였고, 9월 하순에 가장 많은 개체수가 관찰되었다. 제2세대 성충은 10월 하순경부터 월동처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세대별 산란 특성과 벌레혹(약충)의 분포
월동성충은 4월 초순부터 민가시오갈피의 잎과 가는 줄기에 구침을 찔러 넣고 양분을 흡즙하였으며, 동일 장소에서 수 초 동안 짝짓기 행동이 관찰되었다. 월동 이후 익년에 출현하는 성충은 주로 잎에 알을 낳았으며, 7월 중순부터 우화하는 제 1세대 성충은 주로 종실과 줄기에 산란하였다. 월동 이후 출현한 성충의 신초 부위별 산란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상부 60.5%, 중부 31.4%, 하단부 8.1%로 상부를 가장 선호하였다.
알에서 부화한 약충은 산란처에 충영을 형성하고 그 속에서 흡즙 가해하기 시작하는데 충영은 둥근타원형으로 완전폐쇄형이다. 색은 연한 녹색이며 표면은 요철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좁은 면적에 많은 개체가 충영을 형성하는 경우는 충영이 상호 연결되어 모양이 불규칙하다. 단독으로 형성된 충영 내 충방수는 충영의 크기에 따라 다르며 보통 1~3개이다. 충방 속에는 각 1개체의 약충이 발육하나 간혹 2개체가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월동 성충이 산란하여 부화한 약충은 잎과 줄기를 선택하여 흡즙하며 충영을 형성하였으며 제1세대 부화약충은 종실과 가지를 흡즙하여 충영을 형성하였다.
천적 조사
약충시기에 야외에서 채집한 피해 받은 기주식물을 실내에 이동하여 실체현미경 또는 사육상에서 우화되는 기생성 천적류를 조사한 결과, 천적기생벌 1종(미동정)이 관찰되었다. 시기별 천적기생률은 제2세대 약충기인 5월~6월에 7.9~9.0%였으며 7월~8월에는 1%로서 매우 낮은 기생률을 보였다.
약제방제시험오갈피나무이의 2~3령 약충이 충방 내에서 기주식물을 흡즙 가해하는 시기에 침투이행성 약제인 카보입제 등 5약종을 200배액으로 희석하여 투입한 용기에 야외에서 채취한 피해가지를 수삽하고 1일 간격으로 생·사충수를 조사한 결과, 카보입제는 처리 3일 후에 100%의 살충률을 보여 가장 우수하였고, 이미다클로프리드는 7일 후에 100%의 살충률을 나타내었고 치아메톡삼, 클로치아니딘, 치아클로프리드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오갈피나무는 식·약용 식물로서 안전한 약재잔류성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며 보다 안전한 것으로서 월동처에서의 방제방법이 구명되어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