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및 내력
가시오갈피(Eleuthrococcus senticosus Max.)는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 관목으로 러시아 우수리 강(江) 유역의 하바로프스크(45~50°N) 지역과 사할린(46~51°N), 중국의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의 동북 산간지역(39~51°N) 및 일본의 북해도 동북부의 극동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한반도에는 태백산을 따라 지리산까지 남하해서 덕유산을 거쳐 황해도로 북상하는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최근의 조사에서는 평안남•북도지역, 함경남•북도지역,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지의 강원도 북부지역과 덕유산 그리고 지리산(북위 35°15′) 고산지대에 자생(自生)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형태 및 성상
가시오갈피는 우리나라 고산지역의 숲 속에서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가 2~3m이고 뿌리 근처에서 가지가 많이 발생하여 사방으로 퍼지며 소지(小枝)는 회백색이고 지름 3~4mm로 털이 없으며 가시도 거의 없다. 잎은 호생하고 장상복엽(손바닥 모양의 겹잎)이며, 소엽(小葉)은 3~5개로 가장자리에 잔복거치가 있으며 표면은 녹색이고 털이 없으며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맥(脈) 위에 잔털이 있고 잎자루의 길이는 3~8cm이다.
꽃은 산형화서로 가지 끝에 달리며 취산상으로 배열되고 소화경이 짧으며 개화는 7~8월에 자주색 꽃이 핀다. 꽃받침 열편은 삼각형으로 겉에 밀모(密毛)가 있으며 꽃잎은 타원형이고 5개이며 암술대가 끝까지 합쳐진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타원형이고 약간 편형하며 길이 10~14mm, 지름 3~4mm로 9월에 익고 구형(球型)의 산형화서에 달린다.
성분 및 약리효능과 이용
1. 성분
가시오갈피의 성분에 대하여는 1966년 오보도프(Ovodov) 등이 근피(根皮) 추출물에서 엘레우테로사이드(eleutheroside) A~G를 분리하여 보고한 이후, 리그난 화합물, 쿠마린, 디테르페노이드(diterpenoids), 트리테르페노이드, 페놀화합물 등 다양한 성분이 근피, 잎 혹은 열매에 함유되어 있다.
뿌리에는 배당체인 엘레우테로사이드 A, B, B₁, B₂, B₃, B₄, C, D, E, F, G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치이사노사이드, 센티코사이드(senticoside) A~F, 비타민 E, β-카로틴, 이소프라시딘, 쿠마린, β-시토스테롤, 폴리삭카라이드, 가락토스, 글루코스, 말토스, 슈쿠로스, 올레산 등이 함유하고 있다. 줄기에는 엘레우테로사이드 A, B, C, D, E 등이 존재하며 전체 엘레우테로사이드의 함량은 뿌리에 0.6~0.9%이며, 줄기에는 0.6~1.5% 정도이고 총배당체의 약 80%는 엘레우테로사이드 B, D, E이다. 잎에는 올레산, 배당체, 엘레우테로사이드 I, K, L, M 등이 분리되었다. 특히 이 중에서 엘레우테로사이드 E는 lignan(-) syrin-garesinol의 디글루코사이드인 아칸토사이드 D인 것으로 밝혀졌다.
2. 약리효능과 이용
오갈피는 항염증작용, 진통 및 해열작용이 있으며 심장혈관에 영향을 주어 심박동수나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특히, 가시오갈피는 1960년대에 러시아에서 인삼보다 우수한 적응원적작용(adaptogenicactivity)이 있다고 하여 주목을 끌게 되었는데 적응원이란 생체를 비특이성 저항력이 증가된 상태로 유지하는 약물을 말한다.
한방에서는 거풍습(祛風濕), 강근골(强筋骨), 활혈(活血), 보간신(補肝腎) 등의 효능이 있어 풍한습비(風寒濕痺), 근골경련, 요통, 음위, 수종(水腫), 각기, 창저종독, 경타박상 등의 치료에 쓰인다. 구 소련에서는 운동선수의 경기력 향상이나 극한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근력회복을 위해 복용하며 여러 가지 건강식품이 개발되었다.
밀원적 가치
1. 개화특성
가시오갈피의 밀원적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주요 수종과 개화기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쪽동백나무는 아까시나무 개화 이전인 5월 6일부터 24일까지 20일의 개화기간을 보였으며, 때죽나무는 아까시나무보다 5일 일찍 개화하여 15일의 개화기간을, 쉬나무는 33일, 오갈피는 32일, 가시오갈피는 6월 13일 개화하여 7월 10일까지 28일의 개화기간으로 매우 길어 밀원수로써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2. 꿀벌방화 특성
가시오갈피의 개화 시작일인 6월 13일부터 개화 종료일인 7월 10일까지 꿀벌이 꽃을 찾는(訪花) 마리수를 나타내는 꿀벌 방화수는 오갈피의 날짜별 꿀벌 방화율과 유사한 경향으로 개화 최성기인 6월 21일부터 6월 26일까지 가장 많은 꿀벌 방화수를 나타냈으며, 그 중 6월 22일이 636마리로 가장 많은 꿀벌 방화수를 나타냈다.
3. 화밀분비 특성
가시오갈피의 기능성 밀원수종 육성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주요 밀원수종들의 화밀분비량을 조사한 결과 꽃 1개당 화밀분비량은 쪽동백나무 3.58㎕, 때죽나무
4.05㎕, 가시오갈피 3.51㎕, 오갈피 3.90㎕로 아까시나무의 2.20㎕보다 많은 화밀분비를 나타내 대체 밀원수종으로 육성 가능성을 보였다.
개화지 특성조사 결과로 추정한 가시오갈피의 본당 개화수는 평균 2만 547개였으며, 꽃 1개당 화밀분비량 3.51㎕로 계산하면 가시오갈피 1본에서 약 72㎖의 화밀이 분비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72㎖의 본당 화밀분비는 다개화 특성을 가진 다른 밀원수종과 비교하여 적은 화밀분비량이지만 가시오갈피의 경우 적은 면적에 밀식 재배가 가능한 수종이므로 특용 밀원수종으로 유망한 수종이라 할 수 있다.
4. 주요 밀원수종 벌꿀의 기능성 분석
1)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저해활성
티로시나아제 저해활성에 따른 벌꿀의 피부 미백 효능을 분석한 결과 10배 희석 농도에서 음나무와 오갈피, 헛개나무 꿀이 유사한 경향으로 높은 피부 미백 효능을 보였으며 밤 꿀과 아카시아 꿀은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낮은 피부 미백 효능을 나타냈으며, 벌꿀의 농도가 낮아질수록 피부 미백 효능도 대체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2) 항산화 활성도(DPPH)
DPPH법에 의한 각 벌꿀의 항산화 활성도를 분석한 결과 꿀을 10배 희석시킨 X1 농도에서 헛개나무 꿀이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항산화 활성을 보였으며, 밤 꿀과 마누카 꿀이 비슷한 항산화 활성을, 오갈피나무 꿀과 음나무 꿀이 비슷한 항산화 활성을 나타냈다.
3) 크산틴 산화효소(Xanthine oxidase) 저해활성
벌꿀별 요산 생성 억제 효과 분석에서는 10배 희석농도에서 헛개나무 꿀이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요산 생성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오갈피 꿀, 음나무 꿀, 밤 꿀이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으나 마누카 꿀은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낮은 요산 생성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전망우리나라 산림에는 1,200여 종의 목본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이 중 200여 수종이 밀원식물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산림자원의 보유는 대체 밀원으로 이용 가능한 특용수종의 발굴과 우량품종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및 소득원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이미 기능성이 입증되어 소득창출이 가능한 특용수종 가운데 개화량이 많고 벌꿀 생산량이 많은 수종을 발굴하고 우량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기존의 용도 이외에 벌꿀 생산을 통한 부가적인 소득원으로 농산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약용꿀로 인정받은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처럼 벌꿀이 갖는 일반적인 항산화 및 항균활성 이외의 기능성을 지닌 벌꿀을 생산할 수 있다면 아까시나무 쇠퇴 및 시장개방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양봉농가 및 농산촌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고부가가치의 소득원으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시오갈피는 소면적 작목으로 재배현황과 생산량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약 100만 주(株) 정도가 재식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근래에 들어 약리 효과와 밀원자원으로서 가치가 증대되면서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에 와서 가시오갈피의 새로운 성분들이 밝혀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약재로서의 수요가 증가되고 있으며, 오가피는 오가피주를 비롯한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수요도 증가되고 있으므로 재배에 대한 관심과 검토가 필요한 작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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