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및 내역
음나무(Kalopanax septemlobus Koidz.)는 두릅나무과 음나무속으로 수고 30m, 흉고직경 1.8m까지 자라는 수종으로 우리나라 전국의 산야에 산재되어 분포하며 계곡 부위나 비옥한 임지에서 잘 자란다.
향명(鄕名)으로는 자동(刺桐), 해동목(海桐木), 엄목(嚴木), 자아(刺兒), 추목(楸木), 엄나무, 멍구나무, 개두릅나무, 엉개나물, 신목(神木) 등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민간에서는 줄기와 가지에 가시가 많은 이 나무가 귀신의 범접을 막는다 하여 가시 돋친 가지를 대문 위, 방문 위 등과 같은 출입구에 꽂아 두었으며, 충청도에서는 대문 위에 매달면 도둑을 방지하는 것으로 믿었다.
풍습으로는 금장(禁葬)이라 하여 미리 묘터를 잡아놓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묘를 쓰지 못하도록 박아두는 봉목(棒木)으로도 사용되었다. 또한,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나무라 하여 농사를 짓거나 농경지를 확대할 때 지표목으로도 사용하였다. 어린나무일 때에는 내음력이 있어 나무 밑에서도 생육하지만 점차 커지면서 햇빛을 많이 요구하고, 생장이 빨라 단간(單幹)으로 자란다.
형태적 특성
두릅나무과(Araliaceae)는 주로 열대에 약 55속 700여 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Kalopanax屬, Aralia屬, Acanthopanax屬, Panax屬 및 Oplopanax屬 등 8속 14종이 분포하고 있다. 음나무 잎은 호생(互生)하고 대형이며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20㎝로서 손바닥처럼 깊게 갈라지고 잎자루 길이는 10∼30㎝이다.
꽃은 양성이고 산형화서이며 황록색으로 한여름인 7∼8월에 새 가지 끝에 핀다. 열매는 핵과(核果)로 둥글며 10월에 검게 익는데 순정종자가 적다. 음나무 종실의 특성은 열매의 장경이 3.61∼4.95㎜, 단경 2.74∼3.51㎜이고 종자의 실중은 5.77∼8.19g, 충실률 5.5∼52%로 지역 간, 개체 간 차이가 현저하다.
음나무 종자는 내음력이 있고 생장속도가 빨라 천연하종 갱신이 가능하지만, 멀리 비산되지 못하고 비립이 많아 발아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당년 발아가 안 되기 때문에 성공적인 천연하종 갱신이 어려운 편이다.
성분
음나무는 사포닌(kalopanax-saponins), 플라보노이드(quercitrin, quercetin, hyperin), 리그난(syringin, liriodendrin), 페놀류(coniferin, protocatechuic acid), 알칼로이드(erythraline), 아미노산 등과 같은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그 중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계열인 사포닌은 다양한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항스트레스작용과 모르핀(morphine)의 진통력 내성형성 억제작용이 보고되어 이들 약리활성 물질의 분리 및 활성검색을 통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이미 알려진 물질에 대한 약리활성의 재조명과 함께 새로운 활성을 가진 신물질의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활용
1. 효능
음나무의 건조한 수피를 한의학에서는 해동피(海桐皮)라 하는데 반원통상 또는 판상으로 길이가 약 30∼60㎝, 두께 1∼2㎜이다. 표면은 회갈색 또는 회흑색이고 성긴 세로줄과 황색의 피목이 있으며 세로 주름이 있다. 질은 단단하고 질기며 세로로는 잘 갈라지지만 절단이 어렵다.약간의 향기가 있고 맛은 쓰다.
해동피(海桐皮)는 민간이나 한방에서 거풍습(祛風濕, 풍습을 제거하는 효능), 활혈(活血,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일), 소종(消腫, 부은 종기나 상처를 치료함), 진통(鎭痛, 아픈 것을 가라앉혀 멎게 하는 일), 항균(抗菌, 균에 저항함), 항진균작용(沆眞菌作用, 진균의 생장 생식 등을 억제하는 작용), 골절동통(骨節疼痛, 관절이 아픈 것) 억제 등에 쓰여 왔고, 해동피산(海桐皮散,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기(腎氣)가 부족하고 혈기(血氣)가 영양 받지 못해 다리와 손이 오그라들고 힘이 없으며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것을 치료하는 처방), 신선퇴풍단(神仙退風丹) 등에 배합되며, 반관상이고 두께 2㎜ 이상의 적갈색인 것을 양질로 사용하여 왔다.
중국에서는 자추수피(刺楸樹皮)라고 해서 약용되는데 그 효용은 우리나라의 해동피(海桐皮)와 같다. 일본에서는 히리기리(Harigiri)라 하여서 거풍습, 기생충구제, 혈액순환촉진, 근육통, 요각통(腰脚痛,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일컫는 한의학상의 질환), 옹저(癰疽, 큰 종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 부스럼, 옴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또한, 허리나 다리가 마비되고 아픈 것을 낫게 하며, 적백이질(하얀 고름이나 혈액이 대변에 섞여 나오는 이질), 곽란, 옴, 버짐, 치통 및 눈에 피가 진 것[目赤]을 낫게 하며 풍증을 없앤다. 중추신경계통에 대한 진정작용과 진통작용이 있으므로, 삼차신경통에 음나무껍질 12g에 물 200㎖를 넣고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으면 효과가 좋다. 또한 위액 분비를 늘리며 소화를 돕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저산성 위염 등에 음나무껍질을 가루 내어 3∼4g씩 3번 식사 전에 복용한다.
2. 용도
음나무의 목재는 무늬가 곱고 아름다워 기구재, 가구재 등 최고급 목재로 알려져 있으며 새순, 잎, 가지, 줄기 및 뿌리에는 여러 종류의 사포닌 성분 등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약재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또한 이른봄의 새순은 <표 1>과 같이 유용물질 함량이 높아 두릅나무 새순과 함께 중요한 산채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음나무는 수피, 근피 및 새순의 약리 효과와 기호식품으로서 그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생지에서 이를 채취하기 위하여 무분별한 남획이나 도벌이 성행하기 때문에 많은 음나무 자생지가 급격히 파괴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인위적 간섭에 의해 급격히 사라져 가는 음나무 유전자원의 탐색과 이 수종의 보존, 복원을 위한 보존대책 및 관리방안이 시급히 수립되어야 할 실정이다.
전망최근 경제규모와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쾌적한 환경조건과 건강유지 증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화학의약품보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식물성 자연건강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좋은 음식이 보약이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식품의 선택에 있어서도 영양가와 더불어 약용 등과 같은 기능성을 갖춘 건강식품자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음나무는 최고급 공예재로서의 목재가치, 수피와 근피의 자양강장 및 신경통약의 효과뿐만 아니라 약리활성 효과가 우수한 물질인 여러 종류의 사포닌, 리그닌 및 항산화물질 등이 추출·분리되고 맛과 향기가 독특한 새순이 기호도가 높은 산채로 그 용도가 개발되어 수요가 급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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