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최근 WTO 체제하에서 세계화에 따른 시장 개방의 확대로 부가가치가 높은 품종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과실 소비의 패턴이 점차 다양화되고 고급화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이에 부응할 수 있는 품종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품종으로는 일본에서 도입된 단택, 축파, 이평, 석추, 병고57호, 은기 등이 전체 재배면적의 약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는 옥광, 대보, 광은, 박미2호 등이 있는데 이 중 대보 품종은 2000년대 들어와 재배면적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 현재 재배면적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밤나무 재배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재배자 및 소비자로부터의 다양한 육종 수요에 부응하는 고부가가치 품종이 개발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 많은 우수한 품종이 개발·도입되어 재배되고 있으나 품종 고유의 특성으로 볼 때 재배자와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품종은 드물다. 즉, 재배적인 측면에서는 대립성이고 수확 시 알밤으로 낙과되어 채취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또한 조기에 결실되고 격년결실이 적으며 각종 병해충에 내성을 지니는 등 재배안정성이 높은 품종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이용적인 측면에서는 생밤, 군밤, 찐밤, 가공밤 등 소비유형에 적합한 품종이 요구된다. 생식용 밤은 과육의 당도가 높고 또한 과육이 단단하여 식미가 우수하고 저장성이 높아야 한다. 군밤용은 중립 이상의 크기를 가지며 내피가 잘 벗겨지고 향이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육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토종밤을 비롯하여 외국으로부터 다양한 밤나무 유전자원의 확보, 지속적인 종 간 또는 품종 간 인공교배 및 검정 등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토종밤나무는 과실이 작고 밤나무혹벌에 약한 단점은 있으나 내한성이 강하고 우수한 과실형질, 예를 들면 단맛이 많고 과육이 단단하여 식미가 우수하며 밤을 구웠을 때 내피가 잘 벗겨지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하여 육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본고에서는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되어 널리 보급되고 있는 밤나무 신품종 대보, 대한, 미풍의 육성 경위와 특성 및 재배관리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신품종 육성 경위와 특성 및 재배관리

대보(大寶)

1. 육성 경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1976년 토종밤의 일종으로 약밤나무 계통인 상면1호(上面1號)를 모수로 하고 이평(利平)을 화분수로 인공교배하여 1998년에 최종 선발하여 명명하였다.

2. 주요 특성
1) 생육 및 형태학적 특성
수형은 반직립형으로 수세가 강하며, 추위에 강해 강원도의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재배가 가능하다. 또 밤나무줄기마름병과 밤나무혹벌에 내성이 강하며, 과실을 가해하는 복숭아명나방의 피해가 적은 편이다. 휴면지는 굵은 편이고 표면에 털이 있어 회갈색을 띠며, 잎이 크고 넓으며 두꺼운데 안쪽으로 약간 말리는 특성이 있다.
2) 개화 및 결실 특성
영양생장이 왕성한 5년생 이하의 유목기에는 결과지에 암꽃이 모여 달리는 연속착과 현상으로 과실이 작고 균일하지 않으며 빈 밤송이가 생기기도 하나 식재 후 6~7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되면 정상적으로 결실되며 과실이 커지고 균일해진다. 그리고 밤송이의 가시는 길고 연하며 밀생하고 밤송이살이 두꺼워 과실에 비해 밤송이가 큰 편이다.
3) 성숙기 및 과실 특성
중생종 중 다소 늦은 편인 9월 중•하순에 성숙하며 밤송이로부터 밤알이 쉽게 분리되어 알밤으로 떨어지며 과실의 형태는 편원형으로 황갈색을 띠며 광택이 우수하고 둥근 편이어서 과실의 외관이 매우 뛰어나며, 좌면이 작아 다른 품종과 쉽게 구분된다. 과실은 단맛이 많고 과육이 단단하여 식미가 매우 우수하므로 생밤, 찐밤으로 적합하며, 열과는 다소 있으나 다배과가 거의 없어 과실품질이 뛰어나다. 저장성이 우수하며 구웠을 때 내피가 잘 벗겨지므로 군밤용으로도 적합하다.

3.재배관리
① 과실의 외관이 매우 뛰어나고 맛과 품질이 우수하여 소비자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는 품종으로 현재 재배면적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② 수세가 강건하여 척박지에서도 잘 적응하나, 집약재배를 위해서는 토심이 깊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 및 양토가 적지이다.
③ 어릴 때 수세가 극히 왕성하여 수형관리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정지전정을 약하게 하고 시비수준도 줄여 수세가 조기에 안정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④ 특히 식재 후 5년 이하의 유목기에는 영양생장이 극히 우세하여 결실량도 적고 과실이 작으며 기형과가 생기기도 하므로 수세를 조기에 안정을 시켜야 정상적인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⑤ 식재 후 7~8년 정도 경과한 성목기에 접어들면 과실이 정상적으로 커지고 수확량이 증가함에 따라 결과모지 발생 및 생장이 저조하다. 따라서 퇴비나 유기질비료 위주로 충분히 시비하고 7월 초 밤송이가 달린 착과 부위 윗부분 새 가지의 생장이 부진하면 엽면시비를 통해 정상적인 생육 및 과실비대를 유도하도록 한다.
⑥ 유목기에 가지가 직립성으로 자라고 수세가 강하여 저수고 형태로 수형관리하기가 어려우므로 수고가 6m 이상 크게 자란 성목기에 주지나 부주지 등 큰 가지를 솎음전정을 통해 제거함으로써 수고를 낮추도록 한다.
⑦정지전정 방법
유목기에는 수세가 왕성하여 가지가 길게 자라므로 전정 시 직립한 가지는 솎아내고 길게 자란 가지는 전체길이의 1/3 이하만 자르는 절단전정을 실시하며 세력이 강한 새 가지는 7월 초에 가지의 끝 부분을 자르는 순지르기를 실시하여 길이생장을 억제하고 곁가지의 발생을 유도하여 수형관리가 용이하도록 한다. 식재 후 3~4년차에 수관의 중앙부에 위치한 주간을 절단하여 수고생장을 억제하고 수관의 확대를 도모하여 저수고 수형으로 유도한다. 또 식재 후 7~8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화되는 성목기에는 솎음전정 위주의 전정을 실시하여 전정 후 수관면적 1m²당 남겨지는 충실한 결과모지(기부직경 8mm 이상)의 수가 5~6개 정도가 되도록 한다.

대한(大韓)

1. 육성 경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1980년에 단택(丹澤)을 모수로 하고 안근(岸根)을 화분수로 인공교배하여 2004년에 최종 선발하여 명명하였다.

2. 주요 특성
1) 생육 및 형태학적 특성
수형은 개장형으로 수세는 강한 편이고 가지 발생이 많은 편이어서 정지전정을 통한 수형조절이 용이하여 저수고 재배에 적합하다. 추위에 강한 편이어서 경기 북부 및 강원도 내륙지역을 제외한 중부 이남에 재배가 가능하며, 밤나무줄기마름병과 밤나무혹벌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휴면지는 적갈색을 띠고 가지 표면에 털이 없다.
2) 개화 및 결실 특성
20cm 이하의 짧은 결과모지에서도 정상적인 결과지가 발생하므로 결실성이 매우 우수하지만 과다결실되면 수세가 약해지고 품질이 저하된다. 저수고 재배를 통한 집약재배 시 수관 평면적 1m²당 수확량은 0.81kg으로 수량성이 매우 높다.
3) 성숙기 및 과실 특성
9월 중순에 성숙하며 밤알로 떨어지기도 하나, 성숙기 때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 밤송이에 든 채로 많이 떨어진다. 과실의 형태는 둥근 삼각형으로 진한 갈색을 띠고 광택이 우수하며 외피와 내피가 두꺼운 편이며 평균입중이 30g 내외로 초대립종에 속한다. 과실은 단맛이 다소 적고 과육도 무른 편이나 열과와 다배과가 적어 생밤보다는 깐밤이나 가공용으로 적합하며 저장성과 군밤 시 내피박피성은 보통이다.

3.재배관리
① 비옥지에서 집약재배에 적합한 풍산성 품종으로 어린나무에서도 결실이 잘되며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에 비해 과실이 매우 크고 수확량이 많다.
② 가지 발생이 많아 저수고 수형조절이 용이하고 해거리 현상이 적어 집약적인 관리를 할 경우 매년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③ 세력이 약한 결과모지에서도 암꽃이 잘 달리고 생리낙과가 적은 편이어서 정지전정 및 비배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과다결실로 과실이 작아지고 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전해에 자란 1년생 가지의 70% 내외를 솎음전정으로 제거하는 강한 정지전정이 요구되며 충분한 비배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④ 밤송이가 많이 달린 해에는 가지생장이 부진하여 엽량부족으로 과실품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7월 중에 엽면시비를 1, 2회 하도록 하여 새 가지의 2차 생장을 유도하도록 한다.
⑤ 정지전정 방법
식재 후 4~5년까지는 수관의 중앙부에 위치한 주간을 제거하여 수관의 조기확대를 꾀하고 수고생장은 억제하도록 하고 식재 후 7~8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화되고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한 성목기에는 다른 품종에 비해 강도의 솎음전정을 실시하여야 하며, 전정 후 수관면적 1m²당 남겨지는 충실한 결과모지(기부직경 8mm 이상)의 수가 3~4개 정도가 되도록 한다.

미풍(味豊)

1. 육성 경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의 토종밤나무(천연기념물 제97호)를 접목 증식하여 검정한바 과실형질이 우수하고 재배가치가 인정되어 2006년에 최종 선발하여 명명하였다.

2. 주요 특성
1) 생육 및 형태학적 특성
수형은 반직립성이고 수세가 강한 편이어서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넓으나 건조하고 토심이 얕은 곳은 생육 및 결실이 불량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추위에 강한 편이어서 경기 북부 및 강원도 내륙지역을 제외한 중부 이남에 재배가 가능하며, 밤나무줄기마름병과 밤나무혹벌에 대한 내성이 강하며 휴면지는 굵은 편이고 적갈색을 띠며 가지 표면에 털이 없다.
2) 개화 및 결실 특성
암꽃이 수꽃보다 2~4일 정도 일찍 만개하는 경향이 있으며 결과모지당 발생하는 결과지 수와 결과지당 착구수가 많지 않아 결실성은 보통이다. 밤송이의 가시는 짧고 억세며 밀생하고, 밤송이살이 얇아 밤송이에 비해 과실이 큰 편이다.
3) 성숙기 및 과실 특성
9월 말~10월 초순에 성숙하는 만생종으로 밤알이 쉽게 분리되어 떨어진다. 과실 형태는 편원형이며 진한 갈색을 띠고 광택이 우수하여 과실외관이 뛰어나며 평균입중은 27g 내외의 초대립종으로 외피와 내피가 두꺼운 편이다. 그러나 과실은 단맛이 많고 과육이 단단한 편이어서 식미가 뛰어나므로 생밤용으로 좋다. 저장성이 우수하고 대립성이어서 가공용으로도 적합하고 내피박피가 용이하므로 군밤용으로도 좋다.

3.재배관리
①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수분이 적당한 양토나 사질양토가 적지이다.
② 다른 품종에 비해 결과지 발생도 적고 결과지당 암꽃 수도 적으므로 결실성은 떨어지나 밤알이 매우 크고 균일하므로 수량성은 중상 정도에 해당한다.
③ 식재 후 7~8년이 경과하여 수세가 안정화되는 성목기에 도달하게 되면 결실성이 좋아지며 안정적인 수확량을 보인다. 과다결실되면 이듬해 해거리 현상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정지전정 및 비배관리를 통해 수세를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④ 복숭아명나방 및 밤송이진딧물의 피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예찰을 통해 충해 피해가 예상되면 조기에 방제를 하도록 한다.
⑤ 정지전정 방법
식재 후 3~4년 정도 경과하면 수관의 중앙부에 위치한 주간을 제거하여 수고생장을 억제하도록 하고 수관의 조기확대를 꾀하여 저수고 수형으로 유도하도록 한다. 다른 품종에 비해 결실성이 떨어지므로 성목기의 정지전정은 솎음전정 위주로 실시하여 전정 후 수관면적 1m²당 남겨지는 충실한 결과모지(기부직경 8mm 이상)의 수가 6~7개 정도가 되도록 한다.


맺는말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밤은 연간 1억 달러 내외의 수출로 농림 분야에서 외화를 획득하는 데 최고 효자품목이었다. 그러나 최근 WTO/DDA, FTA 체제하에 임산물의 무역자유화가 확대되면서 중국산 밤의 국내 유입 증가 및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국내 밤 산업이 위기에 봉착함으로써 수요자가 요구하는 품질(品質)로 승부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이 꾸준히 요구되어 왔다.
지난 40년간 국립산림과학원 밤나무 연구팀은 국내에서 육성한 신품종은 물론 일본 도입품종을 비롯하여 현재까지 20여 품종을 재배농가에 보급하여 우리나라 밤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 와서는 국내외적으로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품질의 신품종 밤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1998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신품종으로 육성하여 현재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대보’ 품종은 2009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 선정될 정도로 알이 굵고 맛이 좋으며, 구웠을 때 일본 품종과는 달리 속껍질이 잘 벗겨져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품질 초대립 밤 신품종 ‘대한’은 매년 안정적으로 결실되고 수확량이 많아 깐밤용으로 적합하여 일본 도입품종 일색의 대립품종을 대체할 수 있으며, 토종밤에서 육성한 ‘미풍’ 품종은 맛이 좋고 식미가 우수하며 저장성이 좋아 제수용 등 생밤용으로 적합하여 농산촌 소득증대는 물론 국제경쟁력 확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UPOV(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에 의해 생물자원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추세가 확대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산림수종으로는 최초로 밤나무에 대한 신품종보호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밤나무 신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 설정은 한국산 밤의 지적재산권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로 향후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한국산 밤이 세계적인 브랜드 밤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밤 품종 중에서 옥광과 이평은 과실의 외관 및 품질이 우수하여 다른 품종보다 30%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브랜드화되어 판매되고 있으나 대부분은 품종 구분 없이 섞여져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재배하고자 하는 품종에 대한 특성 및 재배관리요령을 잘 파악하여 구분해 심고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고에서 소개한 밤 신품종은 현재 재배되고 있는 일본 도입품종보다 여러 가지 특성에서 뛰어난 장점이 많으므로 널리 확대 재배되어 향후 우리나라 밤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