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산초나무는 늘푸른 나무인 반면에 왕초피나무·초피나무·산초나무는 잎이 떨어지는 갈잎 나무이다. 가지의 가시는 개산초나무·왕초피나무·초피나무가 마주나기하지만 산초나무는 어긋나기 한다. 특히 개산초나무는 잎줄기에 날개가 있고, 산초나무는 꽃받침과 꽃잎이 모두 있는 것이 다른 나무와 크게 다르다.


산초나무 가시는 어긋나기로 붙어

성질과 가시 : 어느 식물이건 간에 비슷한 나무를 구별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조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주위에서 관심이 매우 많은 식물을 그냥 지나쳐 버릴 순 없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들어, 예컨대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를 쉽게 가려내는 일이 상식처럼 일반화되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독자들께서는 이번기회에 초피나무류의 차이점을 확실히 알아뒀으면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것은 자신만의 지식인 동시에 보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높이 자라는 성질에 따라 우리 나라 자생의 초피나무류를 구별해 보면 왕초피나무가 가장 크게 자라고 다음으로 개산초나무·초피나무·산초나무 순이다. 수평적으로는 개산초나무와 왕초피나무가 남부지방 또는 제주도에 자라고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는 중북부 이남에 분포한다. 수직적으로는 왕초피나무와 초피나무가 해발 300m 이하에 잘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곳에 분포하며 개산초나무는 해발 600m 이하에 자란다. 따라서 바닷가와 인접한 곳이 아닌 산중턱에서 보이는 나무는 대부분 산초나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초피나무류는 늘푸르거나 갈잎의 차이, 가시의 크기와 어긋나기하거나 마주나기의 차이, 작은잎의 수와 크기, 꽃잎의 유무와 씨방의 모양, 열매껍질의 빛깔 등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크게 보면 개산초나무는 늘푸른 나무인 반면에 왕초피나무·초피나무·산초나무는 잎이 떨어지는 갈잎 나무이다. 턱잎이 변한 가시는 개산초나무·왕초피나무·초피나무가 마주나기하지만 산초나무는 어긋나기한다. 게다가 개산초나무와 왕초피나무의 가시는 큰데, 왕초피나무는 가시의 밑부분이 매우 넓고 굳세다. 또한 개산초나무·완초피나무·초피나무는 작은가지에 털이 있는 경우가 많으나 산초나무는 털이 없다.

개산초는 잎줄기에 날개 있어

잎과 잎몸 : 초피나무류의 잎은 어긋나기하며 홀수깃꼴겹잎이고 작은잎으로 이뤄져 있다. 작은잎의 가장자리는 톱니가 있고 그 부분에 샘점이 있어 특유한 냄새르르 풍기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작은잎의 크기는 개산초나무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왕초피나무·산초나무·초피나무 순이다. 개산초나무는 잎줄기에 날개가 있는 것이 다른나무와 크게 다르다. 잎의 모양에 있어서 초피나무는 산초나무에 비해 양끝이 둔하게 좁아진다. 작은잎의 수는 초피나무보다 산초나무가 많다.
각각의 특징을 보면 개산초나무의 작은 잎은 3∼7쌍 5∼13개이며 길둥근모양의 바소꼴이고 약한 광택을 띠며 조금 두껍다. 잎몸은 길이 3∼8cm, 목 1∼2.5cm로서 가운데의 잎이 가장 크고 잎줄에 털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잎줄기에 넓은 날개가 있고 간혹 가시가 있다. 왕초피나무의 작은 잎은 4∼7쌍 7∼13개이고 달걀꼴 또는 달걀모양의 길둥근꼴이며 약한 광택을 띠고 맨끝은 오목한 경우가 많다. 잎몸은 길이 2.5∼5cm, 폭 1∼3cm이고 털이 없으며 잎줄기에 드물게 가시가 있다. 초피나무의 작음잎은 5∼9쌍 9∼19개이고 달걀모양의 길둥근꼴이다. 잎몸은 길이 1∼3.5cm, 폭 0.5∼1.5cm이고 잎뒷면은 짧은털이 흩어진 경우가 많다. 산초나무의 작은잎은 5∼11쌍 13∼21개이고 달걀모양의 바소꼴이며 밑부분은 좁아진 쐐기꼴이고 한쪽이 일그러져 양쪽이 같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잎몸은 길이 1.5∼5cm, 폭 0.6∼1.7cm이며 털이 없다.

산초는 꽃받침과 꽃잎 모두 존재

꽃과 꽃덮이 : 초피나무류의 꽃은 대부분 암수딴그루이고 단성화이지만 산초나무는 암수딴그루인 동시에 암수한그루인 경우도 있다. 또한 개산초나무·왕초피나무·초피나무느느 꽃잎이 있다. 특히 산초나무는 암술대가 거의 없으며 꽃피는 시기가 가장 늦다.
각각의 특징을 보면 개산초나무는 5·6월에 꽃이 피며 꽃차례에 짧은털이 있다. 수꽃의 수술은 4∼8개이며 퇴화된 씨방이 흔적으로 남아 있다. 암꽃은 8개의 꽃덮이조각이 있고 암술대는 길이 0.1∼0.5mm이며 암술머리는 머리모양이다. 씨방은 2∼3개로 분리되어 있다. 왕초피나무는 5월에 핀다. 꽃덮이는 수꽃의 경우 5∼6갈래로 갈라지며 암꽃의 경우 5∼8갈래로 갈라진다. 수꽃의 수술은 5개이며 퇴화된 암술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암꽃의 암술대는 짧다. 씨방은 2개로 분리도히어 있다. 초피나무는 5∼6월에 핀다. 꽃덮이는 5갈래로 갈라진다. 수꽃의 수술은 5∼6개이며 수술은 꽃덮이보다 길다. 암꽃의 씨방은 2∼3개가 각각 떨어져 있다. 산초나무는 6∼8월에 꽃이 핀다.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며 길이 0.5mm이다. 수꽃의 수술은 5개이며 길이가 꽃잎과 비슷하지만 꽃이 필때에 꽃잎보다 조금 길어진다. 암꽃의 암술대는 거의 없거나 매우 짧다. 암술머리는 머리모양 또는 둥근원반형이며 씨방은 둥그스름하다.

초피나무 열매껍질 붉은빛 강해

열매와 열매껍질 : 초피나무류의 열매는 튀는 열매 또는 쪽꼬투리열매이며 둥근꼴 또는 둥근달걀꼴이고 열매껍질이 있고 저절로 터진다. 또한 씨는 검은빛이고 광택을 띠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의 특징으로는 개산초나무의 열매껍질에 혹 같은 돌기가 있고, 초피나무의 열매껍질은 다른 나무보다 붉은빛이 밝고 강하다.
개산초나무의 열매는 길이 4∼5mm로서 겉면에 혹 같은 작은 돌기 또는 기름점이 있으며 9∼10월에 적갈색으로 익는다. 씨는 둥근달걀꼴이며 보통 2개가 들어 있고 폭 4.5mm이다. 왕초피나무는 길이 5mm, 폭 4mm로서 9월에 붉은빛 또는 적갈색으로 익으며 겉에 혹 같은 기름점이 있다. 씨는 둥근꼴 또는 둥근달걀꼴이고 보통 2∼3개가 들어 있고 폭 3.5mm이다. 초피나무는 길이 5mm로서 9월에 붉은빛 또는 적갈색으로 익으며 겉에 뚜렷한 기름점이 있다. 씨는 둥근꼴 또는 둥근달걀꼴이고 2∼3개가 들어 있으며 폭 3.5mm이다. 산초나무의 열매는 길이 4mm로서 9월에 갈색으로 익지만 어두운 적갈색 또는 홍자색을 띠는 경우도 있으며 겉에 기름점이 많다. 씨는 둥근달걀꼴이고 길이 3.5mm이다.
한편 우리 나라에 자라는 초피나무류는 이밖에도 왕초피나무와 비슷하면서 가지와 잎에 털이 있는 털초피나무를 비롯해 산초나무와 비슷하면서 줄기와 가지에 가시가 없는 민산초나무, 가시의 길이가 2mm 이내인 전주산초, 작은잎의 길이 1cm 이하인 좀산초나무가 알려져 있다. hssong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