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피나무(Acanthopanax sessiliflorus Seem)는 두릅나무과(Aralia ceae)의 아칸토파낙스(Acanthopanax)속에 속하는 다년생 낙엽활엽관목으로 높이 3~4m로 자라며 가지를 많이 친다. 예부터 집의 생울타리로 심어 봄의 어린순을 나물로 할 때는 향미로운 고급 산나물이요, 뿌리를 약으로 할 때는 자양강장제의 생약이며, 가시가 많으므로 방범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다목적으로 유용한 식물이며, 꽃피는 기간이 길고 꿀이 많이 들어 있어서 밀원식물로의 가치도 매우 크다.
아칸토파낙스(Acanthopanax)속의 식물은 극동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귀중한 유용 생약자원으로 예로부터 오갈피나무의 수피 및 근피는 한방에서 강장, 강정, 진경, 근골동통 등에 유효한 것으로 고증되어 있고, 민간에서는 근피 또는 수피를 전제나 술을 만들어 신경통과 중풍, 고혈압, 당뇨병, 류머티스 등에 이용되어왔다. 특히,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오갈피는 인체의 기능을 조절하여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병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탁월해 신경쇠약, 식욕부진, 기력감퇴, 고혈압, 노화현상 및 자양강장제로의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생물학적 특성
오갈피나무는 중국, 만주, 아무르, 우수리 및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전 지역의 표고 100~1,450m에 자생(自生)하고 있다. 뿌리 근처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사방으로 퍼지며, 잔가지는 회갈색이고 지름 3~4mm로 털이 없으며 가시도 거의 없다. 잎은 호생하고 장상복엽이며 소엽은 3~5개이고 도란형 또는 도란상 타원형이며 점첨두 예저이고 길이가 6~15cm로 가장자리에 잔 겹톱니가 있으며,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맥 위에 잔털이 있고 잎자루는 길이 3~6cm이다. 장과(漿果)는 타원형이고 약간 편평하며 길이 10~14mm, 지름 3~4mm로 10월에 익고 구형의 산형화서에 달린다.
성분과 약리 효능
1. 성분
오갈피나무의 주요 성분은 리그난(Lignan) 성분으로 (-)-시린가네시놀(syringaresinol), 아칸토사이드 B(acantho side B), 엘레우테로사이드 E(eleuthero-side E) 등이고,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triterpenoidal saponin) 성분으로 엘레우테로사이드 I·K·L(eleutheroside I·K·L) 등이고, 쿠마린(coumarin) 성분으로 엘레우테로사이드 B₁(eleu-theroside B₁),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으로 안토사이드(antoside), 캠페리트린(kaempferitrin), 카엠프페롤-7-람노사이드(kaempferol-7-rhamnoside) 등과 페닐프로파노이드(phenylpropanoid) 성분으로 시린진(syringin), 코니페린(coniferin), 코니페릴 알코올(coniferyl alcohol), 카페인산(caffeic acid) 등 다양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 특히, 새로운 배당체 치사노사이드(chiisanoside), 아이소치사노사이드(isochiisanoside)와 메틸에스테르(methyl ester), 시린가네시놀 디글루코사이드(syringaresinol diglucoside)를 분리하였으며, 그 중 치사노사이드(chiisanoside)는 항히스타민 작용, 항당뇨 작용, 해독 작용, 항간지방변성 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 약리 효능
오가피는 항염증 작용, 진통 및 해열 작용이 있으며 심장혈관에 영향을 주어 심박동수나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거풍습(祛風濕), 강근골(强筋骨), 활혈(活血), 보간신(補肝腎) 등의 효능이 있어 풍한습비(風寒濕痺), 근골경련, 요통, 음위, 수종(水腫), 각기, 창저종독, 경타박상 등의 치료에 쓰인다. 구소련에서는 운동선수의 경기력 향상이나 극한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근력회복을 위해 복용하며 여러 가지 건강식품이 개발되었다.
밀원적 특성
1. 개화
오갈피나무의 생식 생장은 4~5년생의 나무에서 시작되는데 다른 수목에 비해 빠른 편이다. 산형화서는 가지 끝에 달리며 취산상으로 배열되고 소화경이 짧으며 꽃은 8~9월에 피고 자주색이다. 꽃받침은 3각형으로 겉에 털이 밀생하며 꽃잎은 타원형이고 5개이며 암술대가 끝까지 합쳐진다. 개화 기간은 8월 10일에서 9월 15일까지이며 평균 개화 기간이 32일로 매우 길고 다른 나무들이 개화하지 않는 무밀기에 개화하고 있어 밀원수로서의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
2. 꿀벌방화
오갈피나무의 개화 시작일인 8월 중순부터 개화 종료일인 9월 중순까지 꿀벌의 방화수는 오갈피나무의 날짜별 화밀분비량과 유사한 경향으로 개화 최성기인 8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가장 많은 꿀벌방화수를 나타냈으며, 그 중 8월 29일이 86마리로 가장 많은 꿀벌이 방화되었다.
3. 화밀분비
오갈피나무의 화밀분비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10본의 표본목별 화밀분비량을 조사한 결과 꽃 하나당 하루 평균 화밀분비량은 4.23㎕, 3.49㎕, 5.18㎕, 3.01㎕, 3.43㎕로 나타나 개체목 간 차이를 보였으며 개화 당일 09:00, 09:00~12:00, 12:00~15:00, 15:00~18:00 4개 시간대로 나눠 표본목별 화밀분비량을 조사한 결과 12:00~15:00 시간대에서 가장 많은 양의 화밀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실지 특성을 조사하여 오갈피나무의 본당 화밀분비량을 추정한 결과 결과지 특성에서 6년생 오갈피나무의 본당 꽃 수는 평균 6,169개로 추정되었으며, 추정된 본당 꽃 수와 조사된 오갈피나무 꽃 1개당 평균 화밀분비량 3.90±0.84㎕로 본당 화밀분비량을 추정하면 1본에서 약 24㎖의 화밀이 분비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4㎖의 본당 화밀분비는 다개화 특성을 가진 다른 밀원수종과 비교하여 적은 화밀 분비이지만 오갈피나무의 경우 소면적에 밀식 재배가 가능한 수종으로 기능성 밀원자원으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오갈피나무의 밀원수종 육성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주요 밀원수종들의 화밀분비량을 조사한 결과 꽃 1개당 화밀분비량은 쪽동백나무 3.58㎕, 때죽나무 4.05㎕, 가시오갈피 3.51㎕, 오갈피 3.90㎕로 아까시나무의 2.20㎕보다 많은 화밀분비를 나타내 밀원자원으로 육성 가능성을 보였다.
4. 주요 밀원의 기능성 분석
DPPH법에 의한 항산화 활성, 타이로시나아제(Tyrosinase) 저해활성에 의한 피부미백 효능, 잔틴 산화효소(Xanthine oxidase) 저해활성에 의한 요산생성 억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꿀을 10배 희석시킨 X1 농도에서 헛개나무 꿀이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항산화 활성을 보였으며, 밤 꿀과 마누카 꿀이 비슷한 항산화 활성을, 오갈피나무 꿀과 음나무 꿀이 비슷한 항산화 활성을 나타냈다. 타이로시나아제 저해활성에 따른 벌꿀의 피부 미백 효능을 분석한 결과 X1 농도에서 음나무와 오갈피나무, 헛개나무 꿀이 높은 피부 미백 효능을 보였으며 밤 꿀과 아카시아 꿀은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낮은 피부 미백 효능을 나타냈으며, 벌꿀의 농도가 낮아질수록 피부 미백 효능도 대체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잔틴 산화효소 저해활성에 의한 벌꿀의 요산 생성 억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X1 농도에서 헛개나무 꿀이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요산 생성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오갈피나무 꿀, 음나무 꿀, 밤 꿀이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으나 마누카 꿀은 다른 꿀들과 비교하여 낮은 요산 생성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맺음말우리나라에는 1,200여 종의 목본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이 중 200여 수종이 밀원식물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산림자원의 보유는 기능성 밀원으로 이용 가능한 특용수종의 발굴과 품종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및 소득원 다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미 기능성이 입증되어 소득창출이 가능한 특용수종 가운데 기능성 벌꿀 생산이 가능한 수종을 발굴하고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기존의 용도 이외에 벌꿀 생산을 통한 부가적인 소득원으로 농·산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약용꿀로 인정받은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처럼 벌꿀이 갖는 일반적인 약리활성 이외의 기능성을 지닌 벌꿀을 생산할 수 있다면 아까시나무 쇠퇴 및 시장개방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양봉농가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고부가 가치의 소득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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